1960년대 후반, 버핏이 새롭게 발견한 것은 비즈니스의 세계가 두 가지 기업군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나는 경제 가치가 평범한 기업으로 대다수 기업이 여기에 속하며, 다른 하나는 경제 가치가 뛰어난 극히 소수의 기업이었다. 버핏은 이들 기업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지닌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지닌 기업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기업 이익의 예측 가능성’이다. 이러한 예측을 하기 위해 워런 버핏은 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오래되었는가를 살펴보았다. 동일한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15년 이상 판매했다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지닌 기업이라고 여겼다.
워런 버핏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면 오래된 제품과 서비스를 취급하는, 꽤 오래된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버핏이 오랫동안 선호해 온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1850년 뉴욕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고, 버핏이 선택한 은행인 ‘웰스파고’는 1852년에 설립했다. ‘코카콜라’는 1886년부터 판매했고, P&G는 1837년에 비누를 팔기 시작했으며 ‘존슨앤드존슨’의 봉합제는 1887년 처음 시장에 나왔다. 다국적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1880년에 창립된 글락소웰컴과 1830년 첫 번째 약국의 문을 연 스미스클라인비참이 합병되어 설립된 기업이다. ‘월마트’와 ‘코스트코’는 버핏의 포트폴리오 중에는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진 기업들로 월마트는 1962년, 코스트코는 1983년에 설립되었다.
그렇다면 대체 버핏은 왜 오래된 기업을 중요시하는 걸까? 이는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를 예로 들어 보자. 코카콜라는 100년 이상 동일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기업은 연구와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으며 생산 설비도 마모될 때만 교체해 주면 된다. 그것은 제품 자체가 바뀌지 않는 만큼 동일한 기계와 설비를 교체하기 전까지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연구와 개발에만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인텔과 코카콜라를 비교해 보자. 만약 R&D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인텔 컴퓨터 프로세싱 칩은 3~4년 내에 구식이 되어 사용할 수 없어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버핏이 컴퓨터 산업에 관심을 갖지 않고 아무리 주식이 좋아 보여도 결코 손을 대지 않는 이유다. 너무 빨리 바뀌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업계는 미래가 확실하지 않다. 그는 미래를 볼 수 없으면 어떠한 분야에도 손을 대지 않는다는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녔다는 것은 제품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워런 버핏은 지난 100년 동안 코카콜라가 판매해온 동일한 제품을 앞으로 10년 내지 15년 후에도 판매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그렇게 될 때 코카콜라와 투자자 모두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오래된 것과 관련된 중요한 사실은 바로 수익 흐름의 예측 가능성이다. 콜라 같은 제품은 한 국가에 진출해서 정착하면 수익 흐름이 꾸준하다. 따라서 그 제품에 대한 기업의 수익 또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버핏은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지닌 기업임을 확신하는 또다른 방법으로는 지난 10년간의 수익이 일관성 있게 상승 곡선을 그렸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기업의 수익 그래프가 불규칙하면 브랜드 인지도가 없거나, 시장에서 오로지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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