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30원 중반대를 중심으로 등락이 전망된다. 미국의 강한 고용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겠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며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3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9.7원) 대비 0.9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2022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채금리와 달러화는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3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 주보다 1만6000명 감소한 18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만8000명도 밑돌았다. 그만큼 고용 시장이 탄탄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경제가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이 바라는 3월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춘 데이터다.
연준 인사의 매파 발언도 이어졌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연준이 물가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며, 연준이 3분기에나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조기 금리인하는 물가 상승 압력을 촉발할 수 있는 수요 급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14%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16일(현지시간) 오후 6시 22분 기준 103.37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기준 103.1보다 소폭 올랐다. 달러·위안 환율은 7.21위안,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7.1%를 기록했다. 전날 60%대에서 더 낮아진 것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달러 매수 수요를 키우며 환율 상승을 견인할 수 있겠으나,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인해 상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장 막판에 당국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으로 인해 환율이 1340원을 하회해 마감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매 방향도 관심이다.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는 가운데 선물 시장에서의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환율의 상방 압력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대만 TSMC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반도체 관련주 상승을 이끌었다. 반도체주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달라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도 순매수로 전환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