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석 달여만에 1280원대로 들어선 원·달러 환율은 다시 1290원대로 복귀할 전망이다. 공개된 미국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금리인하’에 대한 힌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화가 소폭 반등하고 위험선호 둔화에 환율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시아 통화 강세가 이어지며 큰 폭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93.3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89.2원) 대비 6.3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간밤 발표된 11월 FOMC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의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충분히 제약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위원들은 앞으로의 결정은 입수되는 정보와 이것이 전망에 미치는 영향, 위험 균형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힌트도 찾을 수 없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11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위원회는 당장은 전혀 금리 인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 당국자들은 정책 기조를 바꾸기 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보길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참석자들이 앞으로 몇 달 내 입수되는 지표가 차입금리 상승 속에 인플레이션 둔화의 지속 정도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FOMC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전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건 이미 시장에서 예상하던 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은 연준이 내년 5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0.25%p 이상 낮을 확률이 47.3%에 이른다.
이에 달러화는 소폭 반등했다. 달러인덱스는 21일(현지시간) 오후 6시 11분 기준 103.54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기준 103.20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또 간밤 뉴욕증시가 하락해 위험선호 둔화 분위기로 전환됐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 전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3600억원대 순매수를 했다.
달러화 반등에도 불구하고 달러·위안 환율은 7.14위안,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로 모두 하락세다. 이날 달러화 반등 영향으로 환율도 상승 압력이 크겠지만 여전히 위안화와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환율 상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