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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드러낸 파월 ‘매의 발톱’…장기물 국채 수요도 약했다[월스트리트in] 2023-11-10 [08:16] · 262

파월 “추가로 긴축 상황오면 주저하지 않을 것”
"사실상 긴축 끝났다"며 달려간 시장에 경고장
장기물 사기 꺼려…230년물 국채입찰도 부진
국제유가 3일만에 반등…달러·엔 151.35엔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일(현지시간)“추가로 긴축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주저하지 않겠다”고 ‘매(긴축)의 발톱’을 다시 드러냈다. 사실상 긴축이 끝났다며 시장이 앞서나가자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3년물 국채입찰과 달리 30년물 국채입찰에서도 수요가 저조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채금리가 다시 치솟았다. 연일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거래동향을 보며 바쁘게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AFP)

파월 “추가로 긴축 상황오면 주저하지 않을 것”

이날 마켓포인트, CNBC 등에 따르면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5% 하락한 3만3891.94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1% 떨어진 4347.35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0.94% 하락한 1만3521.45를 기록했다.

파월 연준 의장이 들뜬 시장에 경고장을 날린 게 투자심리를 위축 시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2%대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진전에 아직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로 긴축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전히 물가가 끈적하고 언제든 다시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파월 의장은 시장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은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4.9%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예상보다 강한 성장이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약화시킬 수 있고 통화 정책 대응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총수요 증가를 억제하는 긴축정책이 더 큰 비중을 차지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분기 GDP성장이 강한 소비가 뒷받침됐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물론 파월 의장은 과잉 긴축과 과소 긴축 간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추가로 긴축하는 게 적절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몇달간 좋은 데이터에 오도될 위험과 과도한 긴축의 위험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 연준은 계속해서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240억달러 30년물 국채입찰도 수요가 부진했던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경기 둔화 우려와 불확실성 증대로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것을 꺼려 했던 것이다.

재무부가 이날 진행한 24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4.769%를 기록했다. 직전 30년물 입찰당시 낙찰금리 보다 51bp(1bp=0.01%포인트) 높았다. 재무부가 프리미엄(웃돈)을 주고 판매를 한 것으로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약했음을 의미한다.

주요 은행과 증권사 등 프라이머리 딜러(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인한 정부증권 딜러)들이 가져간 물량이 24.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12% 대비 두배가량 높은 수치로 그만큼 남은 물량이 많았다는 의미다.

파월 발언에 장기물 입찰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오후 4시40분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2.2bp(1bp=0.01%포인트) 급등한 4.63%를 나타내고 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1.5bp 뛴 4.771%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도 9.3bp 오른 5.029%를 나타내고 있다. 장기물 금리 상승폭이 더 크자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나스닥의 하락폭이 다른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아론은 “금리 변동성이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디요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이 다시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시장이 아직 안주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3일만에 반등…달러 강세에 달러·엔 151.35엔

국제유가는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1센트(0.54%) 오른 배럴당 75.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47센트(0.59%) 오른 80.01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80달러선을 회복했다. 국제유가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우려로 90달러선을 웃돌다가 최근 리스크 완화와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파월의 긴축 경고에 달러도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4시4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29% 오른 105.90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초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25% 오른 151.35엔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증시는 대체로 소폭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28%, 프랑스 CAC 40 지수는 0.69%, 독일 DAX 지수는 0.51% 올랐다. 반면 영국 FTSE100 지수는 0.11% 하락했다.

파월 의장 연설이 반영되기 전 장을 마감한 유럽증시는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84%, 프랑스 CAC 40 지수는 1.13%, 독일 DAX 지수는 0.81% 올랐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7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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