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가 금·은 등 원자재 시장과 미국 주식시장 악재의 영향 속에 급등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외국인투자가가 홀로 11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고점 논란을 키웠다. 다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가 뒷심을 발휘해 동반 상승 마감하면서 코스피·코스닥도 랠리를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6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5.22포인트(2.59%) 내린 5089.1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지난주 첫 거래일인 2일 5.26% 급락했다가 3일에는 6.84% 급등하며 단숨에 낙폭을 만회했다. 한 주에만 유가증권시장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3번 발동하는 등 급격한 변동 장세가 연출했다.
지난주 ‘매파’(통화긴축 선호)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된 것을 시작으로, 국제 귀금속 시장도 급락하면서 자본시장 전반에 변동성을 키웠다.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를 운영하는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이 최근의 급등세가 지나치다며 증거금 비율을 대폭 올렸고, 이에 금·은을 담보로 거래하던 투자자들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강제청산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다만 이달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06.95포인트(2.47%) 급등한 5만 115.67에 거래를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5만 선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최근의 부진에서 간만에 벗어나 각각 1.97%와 2.18%씩 뛰었다. 7% 급등한 엔비디아를 비롯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과 반발매수 심리가 맞물리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5.7%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는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증시도 낙폭을 차츰 회복하며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상반기 코스피 상단을 5800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576.3포인트로 레벨업했고,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96배로 9배를 하회한 데 따른 조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들어 전개되는 급등락은 단기 매물 소화, 과열 해소 국면”이라면서도 “기업들의 실적 전망과 선행 EPS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하고 빨라 실적에 근거한 코스피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을 공청회를 거쳐 이달 내로 처리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주 코스피 예상 범위로 4900~5400포인트를 제시한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개정안이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에 이달 26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통과 기대감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증권·지주 업종 내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외 변수로는 미국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달 10일에는 1월 소매판매가 공개되고, 11일에는 1월 고용보고서, 13일에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다. 연방정부의 단기 셧다운으로 인해 고용보고서는 이달 11일로 발표가 지연됐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은 차기 연준 의장의 매파적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한 우려”라며 “고용 지표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통화정책 컨센서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