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면서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저감 기대로 크게 상승했다. 다우존스 지수(DJIA)가 300포인트 이상, 나스닥 지수도 200포인트 이상 뛰었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383.84포인트(1.14%) 상승한 34,030.34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36.93포인트(1.99%) 오른 12,166.27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도 54.27포인트(1.33%) 상승한 4146.22에 마무리 됐다.
이날 증시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주도했다. 생산자지수는 기업이 지불하는 물가의 척도이자 소비자 인플레이션의 선행 지표로 인식된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3월 PPI가 전월에 비해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4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한 결과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 증가했지만 예상치인 3%보다는 낮게 나왔다.
PPI 데이터는 전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를 확신하게 한 요인이 됐다. 3월 소비자 물가는 연간 기준 5% 증가했는데 이 결과는 2년여 만에 가장 작은 증가율이라 인플레가 잦아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주 재시동…금리동결 기대
넷플릭스 주가 변동치 /사진= CNBC 차트
한 주 정도 쉬어가던 모습을 보였던 기술주들은 일제히 반등했다. 통신 서비스와 정보 기술 부문 모두 주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아마존이 4.67% 뛰었고, 애플은 3.41% 상승했다. 알파벳은 2.67%, 테슬라는 2.97% 올랐다. 특히 넷플릭스 주가는 웰스파고가 1분기 수익 보고서를 앞두고 이 스트리밍 거대 기업의 유료화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해 4.58% 점프했다.
스파우팅 락 자산운용의 레이 윌리암스는 "시장은 긍정적인 소식을 기대해 왔다"며 "생산자물가지수 수치가 예상보다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이것이 연준으로 하여금 실제로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게 만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덴스 캐피탈어드바이저의 메간 호너만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있지만 그건 너무 앞서간 생각"이라며 "연준은 아마 내년에나 금리를 인하할 수 있고 우리는 여전히 매우 끈적한 인플레이션 환경에 있다"고 자중했다.
태양광 미디어 상향세
한화큐셀이 2021년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168MW 태양광 발전소
3대 지수가 모두 오른 것은 나스닥의 메가캡 기술주 외에도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와 엔페이즈 에너지는 S&P 500 지수 반등을 주도했다. 이들은 모두 7% 이상 상승하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HSBC 애널리스트 대니얼 양은 두 주식을 모두 매수 등급으로 지목하면서 "세계 최대의 MLPE(모듈 수준 전력 전자 장치) 공급업체인 솔라 엣지가 에너지 저장 시스템 배터리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새 성장 기회를 얻었다"며 "엔페이즈는 선도적인 마이크로 인버터 공급업체로 유럽 시장개척에 나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UBS는 이날 대체식품업체인 인그리디언의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해 "변곡점이 임박했다"고 적었다. 애널리스트 코디 로스는 "앞으로 3년간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 주가보다 13% 이상 높은 121달러를 단기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미디어 주식 가운데 최고의 선택이라고 치켜세웠다. 내달에 출시되는 워너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유망하다는 것이다. 워너는 5월 23일 새 스트리밍 플랫폼인 '맥스'를 출시할 예정인데 색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맥스는 앞으로 HBO Max와 Discovery+의 콘텐츠를 병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2개월 목표가(19달러)는 이날 종가 대비 35% 상승여력이 있다.
생명공학주 관심 집중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현지시간)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기아를 없애고 비만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기아, 영양, 건강’ 컨퍼런스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이날 생명공학 펀드에도 기대가 부풀었다. 관련 상장지수 펀드인 SPDR S&P Biotech ETF(XBI)는 4.44% 상승해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는 이 펀드가 7.7% 상승했던 11월 10일 이후 일간 기록으로는 최고치다.
개별 종목 가운데선 사나바이오테크놀로지가 전임상 데이터 결과에 힘입어 21%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릴레이 테라퓨틱스는 레이몬드 제임스가 다이어트 치료제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분석을 개시하면서 13.8%나 급등했다.
골드만삭스 경기침체 가능성 35%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연준)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상원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FOMC서 기준 금리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증시에 기대감이 넘쳐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께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3월 의사록에서 밝힌 내용마저도 골드만삭스는 사실상 부정했다. 골드만은 "본격적인 둔화 가능성이 블룸버그가 조사한 65% 컨센서스보다 훨씬 낮은 35%에 불과하다"며 "실리콘밸리은행의 붕괴 이후 전망을 25%에서 35%로 높였지만 은행 부문의 추가 혼란 위험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골드만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헤지우스는 "SVB 이후에 도산한 금융사가 없고 은행에 대한 연준의 대출이 최고 수준에서 벗어났으며 예금인출 사태가 사실상 가라앉았기 때문에 은행 위기의 위험은 급격히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3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상승 압력이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기에 중앙은행이 미국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필요는 없다"며 "지난 12개월 동안 실업률이 3.5%로 유지되고 고용이 계속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 지표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