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이후 코스피 11%↓ 통신업종 11%↑…증권가 목표가 줄상향
안정적 비용통제에 주파수 변수도 해소…"지수 무관 상승 예상"
AI기업으로 체질개선 평가는 유보적…경기방어주에 갇히면 주가상단 제한
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부진에 빠진 가운데 경기방어주인 통신주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강한 배당 성향과 주주환원 정책이 상승 요인으로 꼽히지만, 중장기적 실적 호전 전망까지 더해져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전고점(7월 11일 2,896.43)을 기록하고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 7월 12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코스피는 10.93% 하락한 반면 통신업종은 11.04% 올랐다.
이 기간 통신업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반사이익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입된 의약품(14.40%)뿐이었다.
SK텔레콤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11.37% 상승했고, KT는 14.58% 상승률로 시가총액 10조원에 안착했다. LG유플러스도 1.01% 올라 코스피 하락세에도 선방했다.
기간을 넓혀봐도 통신주의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통신주 수익률은 SK텔레콤이 16.37%, KT가 22.24%로, 같은 기간 코스피 평균(-3.01%)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만 해도 4만3천원대에 그쳤던 SK텔레콤 주가는 지난 13일 종가 5만8천300원까지 올랐다.
비슷한 시기 3만원을 밑돌던 KT 주가는 4만2천50원까지 오르는 등 통신주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증권사들도 이들 종목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았다.
DB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SK텔레콤 목표가를 각각 6만8천원에서 7만3천원으로, 6만5천원에서 7만7천원으로 조정했다.
KB증권과 SK증권은 KT 목표가를 각각 4만7천원에서 5만원으로, 4만4천원에서 4만8천원으로 올렸다.
전문가들은 8~9월 계절적 약세장에서 배당투자 매수세가 유입되는 통신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주도주 부재로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상황에서 배당수익을 무시하기 어렵다. 주주환원 증가분만큼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통신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통신업종의 중장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익은 2020년부터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마케팅은 과열 없이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고, 시설투자(CAPEX)도 하향 추세에 진입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주파수 공급 계획상 내년 이후 기존 주파수 재할당 외에 추가 주파수 공급 가능성이 낮은 점도 장기적인 실적 성장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파수 공급 계획을 통해 최소 2027년까지 연평균 10% 수준의 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에는 밸류업 전략을 공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하반기 통신주는 지수 방향과 무관한 상승을 계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는 이들 통신사의 전략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1년간 3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KT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 전략을 수립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AI 동맹을 결성했다.
LG유플러스도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익시젠'으로 전 사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통신주가 주목받은 것은 여전히 이들 종목이 경기방어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는 의미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AI 신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주가 상단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