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지난 한 주의 부진을 만회하고 월요일 장 개장과 함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가 377포인트 오르면서 주초반 랠리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분출했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는 377.05포인트(1.11%)오른 34,246.32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보다 더 반등해 1.48%(173.67포인트) 상승한 11,891.79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도 1.15%(46.94포인트) 오른 4,137.4를 기록했다. 3대 지수 모두 1%대 상승으로 한 주를 시작한 것이다.
투자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식어가고 있다는 기존 믿음에 베팅하는 듯 보인다. 내일인 14일 화요일로 예고된 미국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결과치 완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기대는 우려를 먹고 자란다
모하마드 엘 에리언 /사진=CNBC 캡쳐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하지만 지난주 우려가 앞섰던 시장에는 주말을 지나 어느 덧 새로운 기대가 피어나고 있다.
프린시플자산운용 수석전략가 씨마 샤는 "약세장의 수명은 대부분 강세장보다 짧다"며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약세장은 평균 14개월 간 36% 하락을 가져온 반면 강세장은 평균 5년9개월 동안 192% 수익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통계 분석으로 낙관론을 지지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이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측도 만만찮다. 모하마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고문은 CNBC에 출연해 "투자가들에게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 완화)이라는 단어가 위안이 되겠지만 경기는 그보다는 훨씬 복잡하다"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융긴축 의지가 상당하다는 것을 시장도 감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CNBC가 찾아낸 긍정적 단서
(서울=뉴스1) =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이 '폴로 캔디 컬러 샵' 팝업 매장의 다양한 상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5월 6일까지 본점 지하 1층에 ‘폴로 캔디 컬러 샵’ 팝업 행사를 열고 다양한 봄·여름 상품들을 선보인다. (롯데쇼핑 제공) 2021.4.22/뉴스1CNBC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상충되는 소비자 지출이 예상보다 탄력적이라는 기업 실적과 코멘트를 정리했다.
먼저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는 "소비자 지출 전반이 상대적으로 탄력적인데 중국을 제외하면 팬데믹 영향에 비해 지출 패턴이 대체로 정상화 됐다"고 밝혔다. 의류사 랄프 로렌은 "우리 핵심 소비자는 상당히 탄력적이고 전세계 모든 채널에서 사실로 증명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식료품 기업 켈로그는 "우리 소비자는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며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도 함께했다(구매를 멈추지 않음)"고 설명했다.
화장지 회사 킴벌리클라크와 세재회사 클로락스 모두 소비자 지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굿이어 타이어는 "타이어 교체량이 4분기까지 회복됐다"고 했다. 화학기업 다우는 "지난해 하반기에 소비가 다소 침체됐지만 소비자 신뢰도는 개선됐다"며 "지출은 탄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제약사 머크도 "소비자 지출은 주기적으로 변하지만 더 강해진다"며 "1월 출발은 정말 좋다"고 밝혔다.
대부분이 소비재 기업들의 코멘트인데, 그러나 실제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는 기업들은 임의소비재나 사치재에서 나타난다. 이 정도의 멘트는 매우 우려되던 경기침체가 사실 그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은 곧 호재
페북메타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약한 침체 즉 연착륙 수준일거란 예상이 퍼지면서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소식은 기업 주가에 오히려 호재가 되고 있다.
이날 페이스북 메타는 파이낸셜 타임즈가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보도하자 주가가 3.03% 다시 반등했다. 지난해 11월 메타는 직원의 13%인 1만10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지만 이보다 인원이 늘어날 거란 예상이다. 메타 직원은 7만6000명에 달하는데 이는 이전 5만명대에서 급증한 수치라 기존 해고 계획보다 인원이 충분히 늘어도 무방하다는 예상이다.
이런 맥락에서 클라우드 통신소프트웨어업체 트윌리오(Twilio)도 약 17%(1500명) 일자리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이날 2% 상승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11%를 해고했는데 추가로 직원들을 더 자르겠다고 밝힌 것이다.
시장에선 대형주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3.12% 상승해 다우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어 나이키와 세일즈포스, 인텔도 각각 2.4%, 2.42%, 2.7%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이날 시장에서 힘을 잃었다. EQT코퍼레이션이 2.56% 하락했고, 코노코필립스가 1.96%, 마라톤오일이 1.51% 내렸다.
테슬라·애플 잘못 건드린 헤지펀드들
애플의 신작인 '아이폰14' 시리즈 14, 14 플러스, 14 Pro, 14 Pro Max가 공식 출시된 7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 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번 주에는 S&P500 가운데 남은 3분 1 기업들이 실적발표에 나선다. 월요일에는 솔라에지테크놀로지와 케이던스 디자인시스템, 팔란티어테크놀로지가, 화요일에는 코카콜라와 에어비앤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퍼킨엘머가, 수요일에는 아날로그디바이스와 쇼피파이, AIG, 크래프트 하인즈, 시스코 시스템즈, TPG가, 목요일에는 어플라이드 머터리얼과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 도어대시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시장에선 낙관론이 지배하면서 공매도 베팅자들이 괴로워하고 있다. 예컨대 헤지펀드들이 지난 한달간 테슬라를 공매도해 주가하락에 베팅했지만 이들은 75억6000만 달러(약 10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데이터 수집업체 S3파트너가 밝혔다.
테슬라 이외에도 헤지펀드들은 애플도 공매도 공격을 했지만 5조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 전략을 추구한 헤지펀드들은 코인베이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루시드 등에서도 손실을 입었고, 이 전략에 의한 전체 손익을 정산한 결과는 약 26억 달러 (약 3조3000억원) 이상 손실이라고 집계됐다. 전문 투자가들이 시장 하락에 베팅했지만 테슬라 등 성장위주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테슬라는 지난 한 달 간 58% 급등했지만 이날은 1.1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