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틀 연속 하락한 국내 증시에서 주말을 앞둔 19일 미국발 악재 속에 코스피 2,800선 방어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67% 내린 2,824.35로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무역규제 경쟁 양상 속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가 전날 5.36% 급락한 데 이어 다시 3.63% 하락하는 등 이틀 만에 한달치 상승분을 반납했고, 코스피는 장 초반 1% 넘게 급락했다.
다만 장 막판 TSMC의 호실적과 실적 시즌 기대감에 힘입어 삼성전자(0.23%)가 가까스로 상승 마감한 데 따라 낙폭을 줄였다.
그러나 간밤 뉴욕 증시는 더욱 확산한 정치적 불안정과 경기둔화 신호 탓에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하락세를 딛고 기술주의 강세를 바탕으로 상승 출발한 미국 주가지수는 해당 보도 이후 하락 전환한 뒤 내림세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는 6월 미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하면서 경기둔화 우려를 촉발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지수도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이에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동시장은 확실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0.01% 오르며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인 15.93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각각 1.29%, 0.78%, 0.70% 내렸다.
TSMC(0.39%)가 호실적과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한 데다 전날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엔비디아(2.63%)는 반등했다.
그러나 애플(-2.05%), 알파벳(-1.86%), 마이크로소프트(-0.71%) 등 대형 기술주 다수가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다.
게다가 전날 기술주 중심이었던 하락세가 이날은 대다수 업종, 우량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9월 금리인하 낙관론으로 최근 랠리를 펼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도 이날 단기 급등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1.85% 하락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안한 원/달러 환율 속에 단기 조정 압력이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주에 대한 베팅)가 약화하고 실적 시즌으로 초점이 이동할 것이고 기술주 급락 역시 주도주 교체나 지수의 추세적 하락 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내 증시는 TSMC의 호실적과 엔비디아의 반등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