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업종별 득실 계산에 분주했던 국내 증시가 17일에도 방향성 탐색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18% 오른 2,866.09를 기록했다.
지수는 금주 들어 이틀 연속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강보합으로 마감하는 흐름을 보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한 '트럼프 트레이드' 양상도 계속됐다.
주춤한 국내 증시와 달리 간밤 뉴욕 증시는 소비지표 호조에 경기 낙관론이 확산하면서 사흘 연속 강세를 보였다.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85% 급등하며 2023년 6월 2일(2.1%)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호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5.4%), PNC파이낸셜(4.7%), 모건스탠리(0.9%) 등이 강세를 보이는 등 다우지수 구성 종목 30개 중 26개가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4% 오르며 올해 들어 38번째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고, 나스닥지수도 0.20% 올랐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한 가운데 기존 주도주였던 기술주에서 금리인하 수혜가 기대되는 중소형주로의 순환매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3.50% 급등했다. 해당 지수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한 결과 11.5% 올랐다.
반면 엔비디아(-1.62%)와 브로드컴(-1.19%), 마이크론(-2.58%), AMD(-1.27%) 등 대형 기술주가 동반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6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보합세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준의 기대대로 경기 연착륙이 나타나고 있다는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 조정되는 등 금리인하와 함께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 경기 기대감이 커졌다.
장 마감 무렵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4.17%로 낮아졌다.
이렇듯 미국 증시가 상승했지만, 이 과정에서 나타난 순환매 양상은 국내 증시에는 하방 압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김지원·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중심으로 순환매가 나타나며 대형 기술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인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직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방향성 탐색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는 순환매보다는 퀄리티 주식 및 업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