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탄탄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긴축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하락 마감했다. 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82.78포인트(1.40%) 떨어진 3만3947.10에,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2.86포인트(1.79%) 낮은 3998.84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1.56포인트(1.93%) 하락한 1만1239.94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공개된 11월 고용은 시장 예상을 넘어선 월 26만3000명을 기록했고 임금상승률도 5.1%로 전달보다 강화됐다. 때문에 시장에선 12월 기준금리 인상 폭이 0.50%로 이전보단 완화되겠지만 내년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6일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이 전망된다. 나스닥을 중심으로 낙폭을 확대한 점이 부담이며 달러화 강세,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도 하락을 견인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 =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공급망 개선과 물가 하향 안정을 보이고 있는데 기업 활동지수와 수입, 고용 등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는 연말 쇼핑 시즌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소비와 관련된 흐름이 개선된 점을 감안하면 이 지표 결과로 달러 강세, 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더불어 노동 수요가 여전히 강해 몇 개월 동안은 급여 인상이 지속될 수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으로 2023년 경제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노동시장이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아마존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경제 둔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비용 절감은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스포스, 인튜이트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대한 매출 부진 가능성을 자극했다.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 12월 생산량이 수요 부진을 이유로 전월 대비 20% 감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점도 부담이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치열해짐에 따라 세계 성장 전망이 다시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주장해 경기 둔화 이슈를 더욱 자극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의 비용 절감 소식이 나오고 소프트웨어 등 개별 업종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나스닥이 낙폭을 확대한 점은 이날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 금리 상승으로 인해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도 하락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으로 중국 경기 개선 기대가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우호적이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는 1% 내외 하락 출발 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올해 국내 증시가 계단식 하락을 극심하게 겪어왔던 것에 대한 반작용을 고려하면 최근 반등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약 2개월간에 걸친 반등 과정에서 신규 호재성 재료가 등장하지 않은 채 긴축 속도 조절 등 기존 호재성 재료를 빠르게 주가에 반영했다는 점이 단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발표되는 지표들의 성격이 동일함에도 시장은 포지션 청산 명분을 만들면서 증시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Fed 위원들이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만큼 당분간 Fed의 생각과 정책 변화를 놓고 시장 참여자 간에 혼선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날 기술적인 매도 물량 출현 속 미국 증시 급락,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차익실현으로 인한 매도 물량 출회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적절하다. 또 현시점은 여전히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구간인 만큼 장중 예정된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따라 주식시장 포함 전반적인 국내 금융시장의 흐름이 상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