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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환율’ 박스피 장세 이어질 듯 2260~2400포인트 전망 2022-07-18 [08:48] · 326

단기 바닥이 확인된 걸까.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역사상 첫 ‘빅스텝’(기준 금리 0.50% 포인트 인상)에도 코스피는 추가 하락이 나오지 않았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밸류에이션 저점에 도달한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그렇다고 추세적 상승을 점치기도 섣부르다는 설명이다. 즉 당분간 박스피에 갇힐 확률이 높다는 결론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2330.98로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종가 2350.61보다 0.84% 떨어졌다. 한 주간 코스피는 장중 한 차례 2293으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대체로 2330대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처음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3일 코스피는 소폭 올랐다.

코스피는 미국의 고 물가에도 꿋꿋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높은 9.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코스피는 지난 14∼15일 역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이를 두고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시장이 고물가와 고환율, 금리 인상 등의 악재에 내성이 강해졌다는 게 첫 번째 설명이다. 물가 정점 통과 기대감이 커져 경기 상황을 지켜보려는 관망심리가 확산했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상회한 물가와 연준의 강력한 긴축 우려에도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며 “이는 최근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안정 기대감에 인플레이션이 곧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도 증시에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4원 오른 1326원 1전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1340원 7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엔화 약세가 심해 원화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빠져나가 주가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이달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또는 1.0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달러화 강세는 물가와 이에 대응하는 연준의 강한 긴축 행보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유로화와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달러 강세 기울기를 더 가파르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 참여자들은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여파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은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최근 미국 일부 지역에서 수요가 감소했으며 최근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줄고 있는 분위기라고 봤다. 한국과 미국 증시 상장사들의 실적 하향 조정도 이미 시작됐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2분기 호실적을 내고 3분기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는 점이다. 삼성전자도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6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6만 전자를 회복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가 자체 매출 증가 전망치를 기존 26∼29%에서 30%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이는 수요가 견조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안정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경기 침체에 대응할 정책 모멘텀 기대도 쉽지 않다”며 코스피 주간 변동폭으로 2260∼2400을 제시했다. 국내 증시가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방향성 없는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구매자관리지수(PMI) 예비치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업종별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다음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7월말 본격적인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주요 변수가 많다”면서 “개별 업종과 종목별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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