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다음달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가지면서 미국 증시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 가운데 이번주에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성장세를 확인시켜 주고 PCE 물가지수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라앉혀 준다면 지난주 약간의 조정 조짐을 보였던 미국 증시는 다시 랠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증시 주간 일정_0825/그래픽=최헌정
지난주 미국 증시는 22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 마지막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것을 우려해 많이 오른 기술주 위주로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노동시장의 약화로 인한 리스크 균형의 변화가 "정책 스탠스의 조정을 보증할 수도 있다"며 금리 인하를 시사함에 따라 미국 증시는 지난주 금요일 1% 후반대의 상승세로 급반전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주 기술주 위주의 조정에서 비켜나며 1.5% 올라 올들어 처음으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고 S&P500지수는 0.3% 강세를 보였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0.6% 하락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CNBC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핵심적으로 투자자들이 원하던 것, 즉 향후 연준 정책에 대한 비둘기파적인 전망을 제시했다"며 "이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제약하던 중요한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는 오는 27일 장 마감 후에 나올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실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이 AI에 대한 자본지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이퍼 샌들러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인 하쉬 쿠마르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이 향후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치를 의미있는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AI 수혜주를 비롯한 기술주에 새로운 상승 촉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7일 장 마감 후에는 엔비디아 외에도 사이버 보안회사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소프트웨어 회사인 스노우플레이크, PC 제조회사인 휴렛패커드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오는 28일 장 마감 후에는 AI 서버 및 PC 제조회사인 델 테크놀로지스와 맞춤형 AI 칩 회사인 마블 테크놀로지기 실적을 내놓는다.
오는 29일에는 지난 7월 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파월 의장이 이미 금리 인하를 시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PCE 물가지수는 충격적으로 높게 나오지 않는 한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PCE 물가지수는 전반적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PCE 물가지수의 전월비 상승률은 0.2%로 지난 6월의 0.3%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2.6%로 지난 6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의 경우 전월비 상승률은 0.3%로 지난 6월과 동일한 반면 전년비 상승률은 2.9%로 지난 6월의 2.8%보다 0.1%포인트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8월은 통상 증시 수익률이 저조한 달이지만 올해는 서머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다우존스지수가 8월 들어 3%로 가장 많이 올랐고 S&P500지수가 2%, 나스닥지수가 1.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