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고조된 영향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조정 국면에 진입해 지난 10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반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7.58포인트(0.61%) 내린 4만3449.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47포인트(0.39%) 떨어진 6050.6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4.83포인트(0.32%) 하락한 2만109.06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지난 4일 사상 처음 4만5000선을 돌파했지만, 하루 뒤인 지난 5일부터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978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 기록이다.
이날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인 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가 장중 또다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전체 시장을 밀어올리지 못했다.
테슬라는 3.64% 오른 479.86달러로 3거래일째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은 253.48달러까지 올랐고 알파벳은 201.42달러를 찍은 뒤 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는 올랐고, 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22% 떨어진 130.39달러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10월 7일(127.72달러)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8일부터 다우지수 구성 종목으로 편입되면서 다우지수의 기록적 하락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나스닥 상승을 주도한 브로드컴은 이날 3.91% 반락했다.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은 지난 13일 상장 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양자 컴퓨팅 기업 퀀텀컴퓨팅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관련 주요 계약을 체결한 소식에 51.53% 폭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형 제약사 화이자는 월가 예상에 부합하는 2025년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4.63% 뛰었다.
지난 2거래일간 주가 급등세를 누린 드론 제작업체 레드캣은 주당 18센트 손실을 기록한 실적 보고서 발표 후 7.46% 떨어졌다.
경제매체 CNBC는 최근 다우지수 하락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 후 주가가 뛰었던 전통적 우량주·구경제(old economy) 종목에서 다시 기술주로 회귀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신규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시사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재차 부추겼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한 7억246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며 소비 성장세가 견고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 거래·투자 총괄 크리스 라킨은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상방 서프라이즈'를 내고 있다"며 "Fed가 하루 뒤 금리를 0.25%포인트 더 내리겠지만, 앞으로 강력한 경제 데이터가 추가로 나온다면 내년 1월에는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Fed는 이날부터 이틀간 올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Fed가 이달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95.4%로,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4.6%로 반영됐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Fed의 경제 전망과 내년 점도표에 집중돼 있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금리 향방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CME 페드워치 툴은 Fed가 이번달에 이어 내년 1월 또다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16.3%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18포인트(8.03%) 높은 15.8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