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30원 중반대로 상승이 전망된다. 외환시장의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다음날 있을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대기하면서 1330원대 레인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3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7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1.0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5.2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36.1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31.0원)보다는 5.1원 올랐다.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야간 장에서 환율이 상승했다.
외환시장은 다음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발표될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빅컷(50bp 금리 인하)을 단행한 이후 향후 인하 속도가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그가 새로운 시그널을 또 던져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간밤 “지난주 연준의 빅컷 결정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계속 완하한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참가자들은 11월에도 빅컷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을 57.4%로 반영했다. 25bp 인하 확률은 42.6% 수준이다.
국채금리는 느슨해진 금융여건에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반영되며 상승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1bp(1bp=0.01%포인트) 오른 3.561%에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5.5bp 상승한 3.791%를 기록했다.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 효과에 전날 크게 밀렸던 달러 가치는 달러 약세가 과도하게 진행됐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면서 강세로 방향을 틀었다. 달러인덱스는 25일(현지시간) 오후 7시 31분 기준 100.94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급등세를 보였던 위안화 가치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03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에는 7위안을 하회하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도 144엔대로 올라서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달러화 강세, 아시아 통화 약세를 따라 환율도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가 이어진다면 환율은 상승 폭을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장중 분기말 네고(달러 매도)가 거세다면 환율 상단은 지지될 수 있다.
다만 이날 환율은 다음날 나오는 PCE 물가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대기하면서 큰 쏠림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에 나오는 미국 8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시장이 주목하는 지표다.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하면서 고용시장에 방점을 찍었지만,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조짐이 나타나면 향후 통화 방향성이 복잡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