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미국 월가의 바쁜 한 주가 시작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개시한 가운데 Fed 위원들의 공개 발언이 대거 예정됐다. 투자자들은 Fed 위원들의 입을 통해 큰 폭의 금리 인하 배경과 경기 인식, 향후 금리 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가, 성장률, 제조업 지표 등 미 경기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경제 지표도 연이어 발표된다.
22일(현지시간) Fed에 따르면 이번 주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공개 연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 외에도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 리사 쿡 Fed 이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이 다양한 공개 행사에 참석해 입을 연다.
앞서 Fed가 지난 18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5.25~5.50%에서 4.75~5.9%로 0.5%포인트 인하했던 만큼 월가는 이번 주 나올 Fed 위원들의 발언을 어느 때보다 주시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Fed 위원들의 발언을 소화하며 금리 인하의 배경과 경기 인식, 향후 추가 인하 행보에 대한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대한 배경 설명은 경기 상황에 대한 Fed의 인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들의 발언을 통해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방어적 조치였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빅컷에 반대표를 던진 미셸 보먼 Fed 이사도 이번 주 공개 석상에서 발언해 Fed 위원들 간 견해 차이가 노출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2024년 말 4.5%에 도달하고 내년 5%까지 상승할 것이란 게 우리의 기본 예측"이라며 "Fed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건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지만 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주요 경제 지표도 쏟아진다. 미 노동부가 오는 27일 발표하는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빅컷에 대한 근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PCE 물가는 8월에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3% 올랐을 전망이다. 특히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21년 초 이후 최소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Fed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이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약세가 인플레이션 하락을 견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 가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PCE 물가는 석 달 연속 전월 대비 0.2%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에서는 물가 압력이 지속해서 둔화됨으로써 Fed의 금리 인하에 확신을 더해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PCE 물가 발표 시 함께 공개되는 개인지출, 소득 지표에서도 가계 소비 지출의 견고한 성장세가 확인되며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 역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미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오는 26일 공개된다. 잠정치와 같은 연율 기준 3% 성장해 1분기(1.4%)의 두 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제조업·서비스업 경기를 보여주는 S&P 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소비자신뢰지수, 신규 주택 구매, 내구재 주문,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