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년6개월에 걸친 고강도 긴축을 끝내고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꿀 '9월 운명의 달'이 시작됐다. 8월 고용 보고서를 비롯해 이번 주 대거 발표되는 일자리 지표가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폭을 결정할 전망이다. 미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계감이 연착륙 기대감으로 바뀌면서 노동시장의 급속한 냉각이 확인되지 않는 한 9월에는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스몰컷' 가능성이 점쳐진다.
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산하 고용통계국(BLS)에 따르면 오는 6일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를 발표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 따르면 비농업 신규 고용은 16만5000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 '고용 쇼크'발 경기 침체 우려를 안긴 지난 7월(11만4000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다만 최근 석 달 평균치는 15만건으로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실업률은 6월 4.1%에서 7월 4.3%로 뛴 후 8월에는 4.2%로 0.1%포인트 하락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월가에서는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만건 밑으로 떨어지거나 실업률이 4.4% 이상으로 오를 경우 오는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 노동시장이 빠르게 식어갈 경우 Fed가 금리 인하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달 23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향후 데이터, 전망, 위험 균형에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가 달렸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 경제가 강력한 소비지출을 기반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현재로서는 스몰컷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29일 미 상무부는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를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종전 2.8%에서 3%로 올려잡았다. 미 경제 성장 엔진인 개인지출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미 경제성장률을 추정하는 '국내총생산(GDP) 나우' 전망치도 3분기 성장률을 2%에서 2.5%로 상향했다.
여기에 미 노동시장도 서서히 둔화되는 등 8월 고용 보고서가 안정적으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현재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70% 반영 중이다. 9월, 오는 11월, 12월 세 차례 회의에서 모두 스몰컷을 단행하고, 이 중 최소 1회는 빅컷에 나설 가능성은 70.1%다.
위즈덤트리의 케빈 플래너건 채권 전략 수석은 "파월 의장은 잭슨홀에서 고용을 최우선 순위로 삼았다"며 "비농업 고용은 시장과 Fed에 모두 아주 중요한 숫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는 8월 고용 보고서 외에도 다른 고용 지표 발표가 대거 예정돼 있다. 오는 4일에는 지난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 5일에는 ADP의 8월 민간 고용 보고서와 주간 신규·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공개된다. 경기 관련 지표도 발표된다. 3일에는 제조업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S&P글로벌과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같은 날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