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로 급격히 레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잭슨홀 미팅에서 시장이 기대하던 강한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화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강해졌다. 이에 지난주에 이어 환율은 하단을 재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21.6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6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8.8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14.6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새벽 2시 마감가는 1328.0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38.8원)보다 10.8원 내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발언 이후 달러화가 가파른 약세를 보이자 환율도 연동됐다.
지난 23일 파월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도래했다”며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향후 입수되는 경제 지표, 경제 전망, 리스크의 균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간 인플레이션에 대항하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펼쳐온 연준이 통화 완화로 정책 방향키를 돌리겠다는 ‘피벗(pivot)’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른 연준 위원들이 ‘점진적 금리인하’를 언급한 것과 달리. 그는 이같은 문장을 언급하지 않았던 만큼 시장은 ‘빅컷’(50bp 인하) 가능성도 남겨뒀다고 해석했다.
피벗 선언으로 금리 인하 전망치도 더 내려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25bp(1bp=0.01%포인트) 인하 확률을 63.5%로 반영하고 있다. 50bp 인하 가능성도 36.5%나 된다. 12월까지 100bp 인하 확률이 43.9%로 가장 높다.
피벗 선언으로 인해 달러화는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달러인덱스는 25일(현지시간) 오후 7시 28분 기준 100.6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3엔대로, 올해 중에 엔화 가치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위안 환율은 7.11위안대로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를 따라 환율은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위험선호 심리에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환율 레벨이 크게 낮아진 만큼 달러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 속도를 늦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