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30원 초반대로 하락이 전망된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미국 연간 고용지표 수정 데이터를 통해 9월 금리 인하가 확실해졌다. 이에 글로벌 달러화는 추가 약세를 보이며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32.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6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6.6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2.0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34.8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36.6원)보다는 1.8원 내렸다. 미국 고용 시장이 냉각된 것으로 나타나자 야간 장에서 달러화 약세 흐름이 심화한 영향이다.
간밤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 연간 수정치가 발표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2개월 동안 비농업 고용 수치가 기존에 발표된 것보다 81만8000명 하향 조정됐다고 발표했다. 2009년 이후로 가장 큰 하향 조정 폭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미국의 고용 시장이 훨씬 좋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신규 고용 수치가 크게 부풀려졌던 셈이다.
생각보다 더 둔화했었던 고용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7월 FOMC 의사록에서는 연준 위원 대다수가 9월 금리인하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위원은 “지표가 예상대로 이어진다면 다음 회의(9월)부터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수 참가자는 제약 정책을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작게 완화한다면 의도하지 않고 경제활동이나 고용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몇몇 위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최근의 진전과 실업률 상승은 이번(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거나 그런 결정을 지지하기에 적절한 상황을 제공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FOMC 위원들이 금리인하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은 금리인상 사이클로 진입한 이후 없었다.
9월 금리인하는 이제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다. 문제는 연준이 얼마나 인하할지 여부다. 시장은 연준이 9월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할 가능성을 보다 높게 보고는 있지만, 이날 ‘빅컷(50bp)’인하 가능성도 소폭 상향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25bp 인하할 가능성은 62%, 50bp 인하 가능성은 38%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에는 50bp 인하 가능성을 29%정도로 봤는데 이보다 소폭 올라간 것이다.
달러화는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자 추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21일(현지시간) 오후 7시 29분 기준 101.10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1 중반에서 초반까지 내려온 것이자, 8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2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위험선호 심리에 환율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날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이 있는 만큼 총재의 발언과 금리 인하 소수의견 여부에 따라 장중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잭슨홀 미팅에 대한 관망세도 커지며 환율 하단은 지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