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70원 초반대에서 지지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되면서 위험통화인 원화에 약세 압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등 각종 경계 지표 발표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며 환율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6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3.0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2.0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1.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69.6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72.0원)보다는 2.4원 내렸다. 야간 거래에서 환율은 큰 변동 없이 비슷한 수준에 등락했다.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시장의 경계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항공모함 전단과 잠수함 부대를 중동에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쟁 위기 고조됐다. 폭스뉴스는 이란이 향후 24시간 이내에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은 자국 군대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에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22달러(4.2%) 오른 배럴당 80.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64달러(3.3%) 오른 배럴당 82.30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주요 물가 지표를 앞두고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소식이 들렸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7월 3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2.3%로, 해당 설문이 시작된 2013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동 불안에도 불구하고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에 달러화는 소폭 하락세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오후 7시 22분 기준 103.12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17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는 달러·엔에 대한 숏커버링(환매수)이 유입되고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이번주 주요 물가와 소비 지표가 나오는 점도 시장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9시 반께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시작으로 14일에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15일에는 7월 미국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주요 지표 발표 전까지 환율은 쏠림을 경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