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80원 초반대로 제한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됐지만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도 강세를 나타내면서 환율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83.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5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6.2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4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86.1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83.3원)보다는 0.1원 내렸다. 야간 거래에서 환율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외환시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소식에 따른 충격을 대부분 흡수했고, 시장을 움직일 재료가 부재하면서 다소 한산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앞섰다는 소식에 ‘트럼프 트레이드’는 삐걱대고 있다. 해리스는 사실상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낙점되는 흐름이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1018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날부터 이날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는 지지율 44%를 기록해 42%인 트럼프를 오차범위(±3%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제3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는 해리스가 42%, 트럼프는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8%를 기록해 해리스에게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밤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됐다. 달러인덱스는 23일(현지시간) 오후 7시 19분 기준 104.48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고, 달러화 강세는 지지됐다.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는 스페인 매체 유로파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분기 수정 경제전망이 나오는 오는 9월 회의가 결정을 내리기에는 더 좋은 때라고 밝혔다. 귄도스 부총재는 “9월에는 더 많은 정보, 특히 새로운 거시경제 전망을 얻을 수 있어 통화정책 기조를 더 잘 재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데이터 측면에서 9월은 7월보다 결정을 내리기에 훨씬 더 편리한 달”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대형 기술주의 실적발표가 이번주 내내 이어지며 위험 회피성 달러 수요가 증가한 것도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통화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55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엔화는 다음주 예정된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엔화 매도 포지션이 줄어들며 강세다. 또 집권 자민당 내에서 금리 인상을 포함한 단계적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며 다음주 금리 인상 기대감 확대되고 있다.
이날 경제 지표 발표 등 시장의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주요 통화 변동성을 주목해야 한다. 이날 아시아 통화 강세에 연동해 원화도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달러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