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술주에서 전통적인 대형 우량주로의 순환매 영향에 혼조세로 마감됐다. 대선주자들의 정책이 해외 반도체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드러내면서 기술주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43.60포인트(0.59%) 오른 41,198.0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8.93포인트(1.39%) 내린 5,588.2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512.42포인트(2.77%) 급락한 17,996.9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41,000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에는 41,221.98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2022년 12월15일 3.23% 급락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 급락은 반도체주들이 주도했다. 이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6.81% 폭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언급하며 방위비를 낼 것을 주장했다는 소식 등의 영향이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6.62%, AMD가 10.21%, 퀄컴이 8.61% 하락했다. ASML홀딩은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12.74% 빠졌다. 이외 브오드컴(-7.91%)과 메타플랫폼스(-5.68%)도 하락했다.
반도체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반에크(VanEck) 반도체 ETF도 7% 넘게 떨어지며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반면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은 우량주로 유입되는 모양새다.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피격을 당한 이후 재집권 가능성이 강화되는 데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4.45% 뛰었고 존슨앤존슨이 3.69%, 셰브론이 2.19% 상승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미국 중앙은행(Fed) 주요 인사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고용시장이 점점 냉각되고 있고 지난 3개월간의 물가상승률 지표는 우리가 찾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들"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현재 미국 경기가 연착륙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금리 인하가 타당해지는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우리가 아직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잠재적인 시나리오들을 검토해보면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Fed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선 지난 5월 말 이후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한 속도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98.1%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9포인트(9.78%) 오른 14.48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