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80원 중반대를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트레이드와 더불어 미국 소비 회복에 경기 낙관론이 팽창하자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커지고 있어 환율 상승 속도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8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5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4.9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1.4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85.0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84.9원)보다는 0.1원 올랐다. 간밤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환율은 소폭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미국의 6월 소매판매는 7043억달러로 전월 대비 보합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0.4% 감소를 예상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돈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상승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판매는 0.4%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 0.1% 증가를 큰폭으로 상회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발언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을 실어줬다. 쿠글러 이사는 16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 등 경제 상황이 이렇게 우호적으로 지속된다면 연준은 올 하반기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대선 전에 기준금리를 낮춰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028년까지인 임기를 마치도록 두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미국 소비가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보합세다. 달러인덱스는 16일(현지시간) 오후 7시 21분 기준 104.23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가시화되면서 달러 강세가 제한되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했다. 시장에선 연말까지 3회 금리인하 확률도 50% 넘게 반영하는 등 여러 차례 금리 인하(멀티플 컷) 전망이 다시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위안화는 트럼프 당선 시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 등을 반영하며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8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J.D. 밴스는 중국을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낙인찍으며 중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매파적 입장 강조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지지되고 있어 환율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장중 위안화 약세가 심화한다면 환율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어 예의주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