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가 떨어졌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재 물가 둔화 추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뉴욕 증시가 상승했다.
2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2.33포인트(+0.41%) 오른 3만9331.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3.92포인트(+0.62%) 오른 5509.0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49.46포인트(+0.84%) 상승한 1만8028.7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의 종가가 5500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유럽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해 “고용 시장이 견조하고 성장도 계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목표를 향해 꽤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며 “이런 진전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2.6%로 전월(2.7%) 보다 둔화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인하하거나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전에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는 재개됐다”고 평가했다. 지금 당장 인하를 결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도 별도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실물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고 있다”며 “물론 약화됐다 하더라도 매우 뜨거운 수준에서 꽤 강한 수준이 된 것이지만, 이 정도로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너무 오래 유지한다면 실물 경제에 대해 주목해야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 곡선은 확실이 하향 쪽이다”라고 말했다.
연준 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으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소폭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65.5%에서 이날 69.0%로 올라갔다. 국채 수익률도 3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35%에 거래됐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물 국채 금리는 3.3bp 내린 4.737%를 기록했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구인이직보고서에서 채용 중인 일자리는 814만 개로 4월보다 20만 개 이상 증가하고 시장 전망치(790만개)를 상회했다. 고용 시장 호조는 고금리 지속 요인이지만 이날 채권 시장은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평가에 더욱 무게 중심을 뒀다.
종목별로는 테슬라의 주가가 예상보다 많은 2분기 차량 인도 실적에 힘입어 10.2% 상승했다. 테슬라는 이날 오전 2분기 차량을 총 44만3956대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46만6140대) 보다 4.8% 줄어든 수치로, 지난 1분기에 이어 올해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인도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1분기 인도량(38만6810대)보다 14.8% 늘었고, 무엇보다 시장 전망치(43만8019대)를 상회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또 다른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도 2분기 차량을 1만3790대 인도해 예상치(1만2000대)를 상회했다. 주가는 6.97% 상승했다. 대형 제약사의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공동 집필해 USA에 게재한 사설에서 “노보 노디스크와 다른 제약회사들이 처방약 가격을 상당히 낮춰 탐욕을 부리지 않기를 거부한다면 힘이 닿는 범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1.68% 하락했다. 화이자의 주가도 1.38%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주가가 1.31% 하락했다. 앞서 로이터는 프랑스의 반독점규제당국이 엔비디아를 반독점 관행으로 기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0% 내린 6만1913달러에 거래 되고 있다. 이더는 1.6% 내린 3413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7달러(0.68%) 하락한 배럴당 82.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36달러(0.42%) 내린 배럴당 86.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또한 장 초반 87.46달러까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