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80원 중반대에서 등락을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 강세가 소폭 누그러진 가운데 엔, 위안 등 아시아 통화는 여전히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장중 반기 말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출회될 수 있어 환율 상하방 요인이 혼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망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85.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5.8원) 대비 2.0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완만하게 나타났다. 미국의 올해 1분기 GDP가 전기 대비 연율 1.4% 증가했다. 이는 앞서 발표됐던 잠정치 1.3%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인 1.4%에는 부합했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3.4%와 비교하면 1분기 성장률은 둔화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여전히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한 차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4분기에 연방기금금리 인하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4분기에 25bp 인하가 적절하다고 시사했다.
고용시장은 둔화 조짐이 보였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월 9~15일 주간 183만9000건으로, 직전 주 대비 1만8000건 늘었다. 이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6월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3000건으로 전문가 전망치(23만6000건)를 소폭 하회했다.
미국 내구재 수주는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하면서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여러 경제 지표와 발언의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달러화 강세는 소강상태다. 달러인덱스는 27일(현지시간) 오후 7시 14분 기준 105.93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6을 상회한 것에서 소폭 하락한 것이다.
다만 아시아 통화 약세는 이어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60.73엔에서 거래되며 160엔대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도 저항선인 7.3위안을 넘어 움직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도 0.93유로로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저녁 9시 반께 미국의 5월 PCE 물가 지수가 발표된다. PCE 물가는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 전년대비 2.6% 상승하며 상승 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에 이어 디스인플레이션 기조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시장의 연내 2회 인하 기대에 부응하며 달러화 강세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하방 요인 혼재와 이벤트 대기에 환율은 큰 방향성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장중 엔, 위안 환율이 변동성을 나타낼 경우 원화도 동조할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