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국 금리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국채 수요가 줄어들면서 채권 금리가 이틀째 크게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4.623%로 전날(연 4.542%)보다 약 0.08%포인트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4.6%를 넘어선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채권 시장에선 440억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입찰이 비교적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면서 금리가 상승했다.
입찰 금리는 연 4.65%로 예상 보다 높게 결정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응찰률은 2.43배로, 최근 6차례 평균(2.53배) 보다 낮았다.
국채 수요 부진과 금리 상승은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 2년 만기와 5년 만기 국채 1천390억달러 규모 입찰이 있었는데 역시 수요가 많지 않았다.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4.917%로 결정됐는데 이는 과거 6차례 입찰 평균(연 4.625%)보다 높았다.
응찰률은 2.41배로, 평균치(2.59배)를 밑돌았다.
이에 시장에서 금리가 오르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양일에 걸쳐 약 0.16%포인트 뛰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재정적자가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5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는 대부분 지역에서 '살짝 혹은 완만하게(slight or modest)' 확장했다"고 평가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해졌다.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이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69%로 0.10%포인트 오르면서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선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다우지수가 1% 넘게 하락하며 거의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 지수는 0.5% 상승했는데 이는 역시 약 한 달 만에 최대 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