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은 베타의 불합리성을 다음과 같이 날카롭게 지적한다.
“어떤 주식은 시장보다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해 전보다 훨씬 싸졌는데도 베타 기준으로는 더 위험하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장남감 벽돌이나 후프 한 가지만 판매하는 완구회사가 더 위험한지, 아니면 모노폴리나 바비 인형 한 가지만 판매하는 완구 회사가 더 위험한지도 베타로는 구분하지 못한다. 베타는 기본 원칙 같은 것을 모른다. 정확하게 맞히려다 완전히 빗나가는 것보다 대충이라도 맞히는 편이 낫다.”
이는 ‘효율적 시장가설’로 알려져 있는 현대재무이론을 비난하는 것으로, 버핏은 현대재무이론으로는 계속 이어지는 시장 변동성을 설명할 수 없으며 소형주, 고배당주, 저PER주 등의 가격 움직임도 설명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위험은 베타나 변동성이 아니라 투자에서 발생하는 ‘손실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버핏은 분산투자보다 ‘집중투자’를 권한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투자를 펼쳐 놓을 때 위험이 발생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과 같으므로, 기업의 내재가치가 만족스러운 속도로 증가하기만 한다면 사업실적을 빨리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에 더 늦게 인정받는 편이 유리하다고 여긴다. 또한, 그는 주식시장에서는 활발하게 거래하는 사람으로부터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로 돈이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버핏은 투자자가 위험을 측정할 때 필요한 요소로 사업의 장기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확신, 경영진을 평가할 수 있다는 확신(기업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고 현금흐름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신), 경영진이 이익을 자신이 챙기지 않고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확신, 매입 가격, 세금과 인플레 수준을 꼽았다. 그리고 사업이 복잡하거나 끊임없이 바뀐다면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이해할 수 있는 기업과 앞으로 큰 변화를 겪지 않을 기업에 투자해야 함을 강조했다.
“모든 기업에 대해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능력 범위 안에 있는 기업만 평가할 수 있으면 된다. 능력 범위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지만, 능력 범위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투자 목적은 지금부터 10년 뒤와 20년 뒤에 이익이 틀림없이 훨씬 높아질 기업이면서 이해하기 쉬운 기업의 지분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이다.”
“신통치 않은 기업을 싼 가격에 사거나 우수한 기업을 비싼 가격에 사거나 둘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서슴없이 우수한 기업을 비싼 가격에 살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관심있는 것은 우수한 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다. 주식을 아주 싼 가격에 사면 그 기업의 장기 실적이 형편없더라도 대개 근사한 이익을 남기고 팔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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