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은 기업의 가치를 바탕으로 주가를 평가하기 위해 ‘주식채권 이론’을 사용했다. 주식채권 이론은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지닌 기업의 순이익은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그 기업의 주식은 실제로 변동금리채권과 같다는 이론이다. 워런 버핏은 이것을 ‘주식채권’이라고 불렀다. 그는 주식채권이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되는 것은 증시가 주기적으로 이 주식채권이 가치를 잘못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투자 세계에서 주식채권의 수익률은 어느 해의 기업의 순이익과 같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주당 장부 가치가 100달러인데 연간 세후 이익이 주당 8달러라면 버핏은 주식채권의 연간 수익률이 8%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기업의 순이익이 매년 10%씩 성장한다면 버핏은 액면 100달러의 주식채권이 첫해에 8달러, 즉 8%(8달러/100달러=8%)의 수익을 가져다주며 그 최초의 수익은 매년 10%의 수익률로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주식채권의 수익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같은 예에서 주식채권을 주당 장부가치, 즉 주당 100달러에 산다면 주당순이익은 8달러이며, 세후 8%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은 시장 가격에 포함된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초우량 기업의 주식을 장부 가치에 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주가가 주당 장부 가치보다 더 높으며, 수익률은 더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주당 장부 가치가 100달러이고 증시에서 주식이 150달러에 매매된다면, 수익률은 8%에서 5.3%(8/150달러=5.3)로 떨어진다. 100달러의 주식채권이 5.3%의 수익을 올린다는 말이다. 결국 주당순이익이 매년 10%씩 증가하는 기업이 2011년 첫해에 주당순이익이 8달러인 경우, 매년 10%씩 성장했을 때 이론적으로 10년 후인 2021년 그 주식의 수익은 20.75달러가 되고, 주당 150달러를 투자한 경우 세후 13.8%(20.75달러/150달러=13.8%)의 수익을 가져다준다.
1988년 버핏은 이 주식채권 이론을 적용해 버크셔해더웨이를 통해 코카콜라 주식(주식채권)을 주당 5.22달러에 1억 1,330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1988년 코카콜라의 주당 장부 가치는 1.07달러였고 주당순이익은 0.36달러였다. 이 기업의 순이익은 장기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버핏은 코카콜라 주식채권이 첫해에 6.8%(0.36÷5.22=0.068)의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며, 코카콜라의 수익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가치와 주가도 상승하고 수익률도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1년 버크셔는 1988년에 매수한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코카콜라의 주당순이익은 3.85달러이며 주당 65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1988년 주당 5.22달러에 매입했으므로 1,145%의 수익을 올렸다. 복리로 계산해서 23년 동안 매년 11.59%씩 성장한 셈이다.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지닌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증가해 그 기업의 내재가치 또한 증가시킨다. 증시는 장기간에 걸쳐 이를 반영한다. 버핏은 기업의 펀더멘탈이 안정되어 있는 한, 그 기업의 주가가 단기간 하락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증시가 그 기업의 내재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반영해 결국에는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