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는 미국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진 영향으로 하락 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날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1.94% 오른 4,089.25로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올해 상승장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테마주들의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동성이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이번 주 목요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국내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 덕분에 1.94% 급등한 4,089.25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장중 한때 4,090선까지 진입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전반적인 시장 불안 속에 오름폭이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182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4921억원, 57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다만 간밤 뉴욕 증시는 다시 일제히 주저앉았다. AI 버블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미국 고용지표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심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다우존스지수는 1.18% 하락한 46,590.24, S&P500은 0.92% 내린 6,672.41, 나스닥은 0.84% 밀린 22,708.08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1.55% 하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부담을 키웠다. 특히 피터 틸의 헤지펀드 ‘틸 매크로’가 지난 분기 보유하던 9400만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을 둘러싼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졌다는 점도 기술주에 부담을 더했다.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이 “통화정책은 천천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시장 기대를 식혔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12월 동결 가능성이 55%를 넘어서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주요 기술주의 약세와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18일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등 미국 AI 및 반도체주의 약세, 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인해 코스피는 하락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수는 전일 상승분 일부를 되돌리는 흐름을 보이겠지만, 업종별로는 개별 이슈에 따라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해 단순한 동반 약세 국면과는 다를 수 있다는 시각도 함께 제시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목요일 발표될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 쏠리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549억4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1.25달러로 집계된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점은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지만 소프트뱅크와 피터 틸 등 거대 투자자들의 잇따른 매도가 불안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