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6일 국내 증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커지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업종별로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6.21포인트(0.92%) 내린 670.94로 마감했다.
계엄 사태와 이어지는 탄핵 정국 등 정치 리스크에 매수세가 제한되면서 장 후반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999조3천53억원으로, 2천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외국인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틀간 코스피 주식 7천244억원어치를 팔면서 국내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으며 특히 은행주에 매도세를 집중했다.
변동성이 큰 국면이지만 지수 하락폭이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당초 우려만큼 급격히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평균지수가 0.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0.19%, 나스닥지수가 0.18% 하락하며 횡보세를 보였다.
전날 사상 최고치 기록 이후 차익실현 수요에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둔 관망세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시간 6일에 발표되는 11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다.
테슬라는 2026년 출시 예정인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에 3.23% 상승했다.
다만 차기 미국 행정부에 신설하기로 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전기차 세액 공제와 관련한 질문에 "나는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는 보도가 나와 전기차 및 이차전지 업종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86% 급락한 것도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는 엔비디아 상승과 인공지능(AI) 기업의 호실적의 영향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시총 상위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하며 지수 전반의 낙폭을 줄인 바 있다.
반도체 업종에 뚜렷한 악재가 있지는 않았으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28개 종목이 하락했다.
야당이 제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오는 7일 표결에 부쳐지는 만큼 국내 증시는 경계 모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국 혼란과 미국 11월 고용 경계심리 속에서 최근 낙폭이 컸던 금융 등 일부 업종들의 주가 되돌림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약세에 따른 반도체 주가 변동성 등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후속 대책 시행 가능성이 있고 달러-원 환율이 1,410원대에서 추가 급등하지 않고 있다는 점, 코스피 이익 하향 조정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점 등이 초유의 정국 혼란이 만들어내는 충격을 중화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성적인 수준의 코스피 밸류에이션의 저점은 2,340선 부근"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외국인 수급이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은 상태로, 실적과 수급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